포털아트/낙찰후기2013. 7. 26. 14:25

작가는 왜 한강철교를 그리고 '지나간 추억'이라고 이름지었을까요? 한강철교는 자기자신이 아픈 추억이 많은 다리라는 것은 모두 잘 아실 겁니다. 작가에게는 무슨 추억이 있는 것일까요? 우리들에게도 각기 자기만의 추억이 있겠지요. 이 그림의 제목이 지나간 추억을 살려냅니다. 30여년 전 대학 다닐 때 수원에서 서울로 통학하던 시절이 있었습니다. 수원 변두리에 살던 저는 새벽에 집에서 나와 꽤 오랜 시간 버스를 여러 번 갈아타고 수원역에 와서 전철을 타고 종로 3가역에 내려 다시 버스를 타고 학교로 갑니다. 일과가 끝나면 그 일이 역순으로 진행되었지요. 돌이켜 보면, 무슨 대학을 그렇게 다녔는지.... 거의 공부는 하지 않았다고 볼 수 있지요. 그래도 학교를 다닐 수 있었다니... 지금같으면 절대로 그렇게 하지 않았을 겁니다만... 그런데, 통학이란 것이, 힘들기만 한 것은 아니었지요. 재미있는 일도 많았습니다. 명륜동에서 대낮에 친구들과 술마시고 수업에 못들어간 때가 많았습니다. 한 번은 술을 마신 후 학교 한 구석의 잔디밭에 누워자다가 하교 시간이 되어 잠이 깨어서는 전철을 타고 집에 갈 때, 이 철교 위를 지나게 되었는데, 어찌나 속이 울렁거리는지.... 기차가 이 다리를 지나고 바로 정차하는 노량진역(?)에서 내리자 마자 심하게 토했던 기억이 있습니다. 그리고는 정신차린다고 밖으로 나가, 육교를 건너는데, 다리가 갑자기 제 얼굴로 자꾸만 달려드는 경험을 했었습니다. 왜 그랬는지, 원....이후 3학년이 되면서는 통학을 그만두고 서울에 올라와서 살게 되어, 전철이 주는 통학의 재미는 사라지게 되었습니다만, 아주 잘 그린 한강철교 수채화를 보니 옛날 그 시절 전철타고 다니면서 있었던 여러가지 일들이 떠오릅니다. 그리운 시절이지요. 그 때 그 동무들...대부분 연락 잘 안하고 사는데.... 벌써 세상 떠난 국민학교 동창도 있고....오늘 새삼 보고싶어지는군요.

지금은 제가 옛날과는 정반대로 이 한강철교 북단에 살고 있습니다. 지방에 갔다 올 때, 한강철교를 건너면 바로 집이 보입니다. 집에 돌아왔다는 생각은 늘 저를 편하게 해 줍니다. 이제는 밖에 돌아다니는 것 보다 집이 더 좋아졌습니다. 다른 분들도 그런가요? 집 옆에 철길이 있어 한방중에는 가끔 기차 소리가 들리는데, 아주 운치가 있습니다.

한강철교는 기차만 다니는 철교로, 사람과 차량이 다니는 한강대교와는 다른 다리입니다. 철교는 4개의 선으로 만들어져 있는데, 상류부터 해서 B, A, D, C 로 배치되어 있습니다. ( 상세한 사항은 두산백과를 참조하세요.) 이 그림은 용산쪽에서 남쪽을 보고 C선을 그린 것 같습니다. 너무 잘 그리신 수채화 한 점....감사합니다.



출처[포털아트 - juriskore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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