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털아트/낙찰후기2012. 9. 19. 12:22

알겠다 이를 벤 이유를
- 영산홍 映山紅 / 서영찬 작
- 89cm x 54.5cm 약25호, 한지에 혼합재료 / 포털아트

화면을 가득 메운 영산홍이 내실 전체에 꽃임을 드리운다. 과연 명불허전이라 드리워 덮으니 영(映)자를 쓴 이유를 알겠다. 작가는 이 꽃의 의미를 고스란히 화폭에 담았다. 가까이 보고 물러나서도 보니 붉은 꽃빛이 흰색 브라우스에 스며들었다 말랐다 한다.

작가는 붓의 준(竣)이 농 짙지 않도록 바탕 둘레를 치고 꽃잎을 조심스럽게 점점이 그려나갔다. 꽃잎 안쪽 수술이 있는 곳이 좀 더 진한 붉은색이다. 이것은 벌들이 꿀샘 있는 곳을 쉽게 찾을 수 있도록 암시해 주는 것인데 작가는 이마저도 놓치지 않으니 그림 속의 벌들이 싱싱하고 즐겁다. 마침 뜰에 가득 핀 영산홍, 자산홍이 연장자인 이 그림을 향해 허리를 굽힌 듯 보인다.

강릉지방에서는 5월 단오(端午)굿 전인 4월 보름날에 마을사람들의 재앙을 덜어주기 위한 푸닥거리 곧 대관령 서낭당굿을 하면서「영산홍」(메나리소리)를 부르는데, 이 노래의 합창처럼 한 폭의 글림이 집안을 붉게 일렁거리게 한다.

(후 렴) 이히야 에 에헤야 에히야 얼싸, (받는 소리) 지화자자 영산홍
영산홍로 봄바람에 가지가지가 꽃피었네 - 지화자자 영산홍
꽃바칠레 꽃바칠레 사월 보름날 꽃바칠레 - 지화자자 영산홍
일년에 한번밖에 못 만나는 우리 연분 - 지화자자 영산홍
보고파라 가고지고 어서바삐 가자서라 - 지화자자 영산홍

이제 알겠다. 傳에서 “연산홍 자산홍은 물에 비치어 웃고 있고, 사랑치레 찬란하였다”한 까닭과 조선조 역대 왕 중에 인조는 영산홍을 너무 좋아해서 정사를 돌보는데 소홀할까 봐 중신들이 궁 안에 있는 이 꽃나무를 베어냈다고 한 이유를.



출처[포털아트 - namtm22]

Posted by 포털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