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털아트/낙찰후기2012. 2. 18. 12:10

20대에 화천의 어느 군 훈련소에서
나는 일찍이 겪어보지 못한 추위를 견뎌야했다.
두겹의 내복과 두겹의 전투복과 두겹의 야전상의를 걸치고
새벽 동초를 설 때 느꼈던 그 극심한 추위를 잊을 수 없다.
모든 것이 얼어붙은 땅에서 바람만이 미친듯이 허공을 쏘다녔다. 수천개의 바늘이 일제히 내 몸에 꽂히는 듯한 동통을 참으며 어서 빨리 시간이 지나서 따뜻한 내무반으로
돌아가고 싶어 연신 시계를 쳐다봤다.
그때 나는 함께 근무를 서던 동료가 우는 모습을 봤다.
추위때문에 공포를 느끼던 그 전우의 모습을
저 그림 속 나무를 통해 다시 본다.

극한의 고통 속에 내 영혼을 던져넣고 싶다.
다시는 해를 보지 못할 것 같은 불안감
봄은 아직 너무 멀리 있고
나는 한 호흡 조차 견디기 힘든 그 극한의 정점에
다시 서 보고 싶다.

저 멀리 옅은 햇살이 여명이 아니라 긴 밤을 알리는 서쪽 노을이어도
나무는 절망하지 않을 만큼 수많은 겨울을 보냈으니...

북한화가의 그림을 처음으로 구매했다.
겨울의 비장함이 느껴져서 좋다.



출처[포털아트 - 불구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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