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털아트/낙찰후기2012. 9. 24. 09:31

소 한마리를 큰 재산으로 여겼던 70년대 중반, 서울의 어느 출판사에 취직을 하여 상경했던 젊은이가 있었습니다.
그리고 돈을 조금 모아 시골에 계신 부모님께 송아지 한마리를 사드렸지요.
잘 생긴 애기 황소를 늙으신 아버지는 자식처럼 애지중지 키우시며 정성을 쏟으셨답니다.

젊은이는 너무 잘 사드렸다는 생각에 즐거웠고 가끔 집에 내려 갈때마다 멋지게 커가는 송아지를 보며 아버지의 말벗도 되주고 행복도 듬뿍 안겨주던 황소가 얼마나 대견하고 좋아 보였던지... 그 시절이 마냥 아름다웠습니다.

꼭두새벽만 되면 볏단,콩깍지,싱싱한꼴이랑 송송 썰어 고운 쌀겨 듬뿍 넣어 사랑방 부엌에 걸어 놓은 검고 큰 솥단지에서 푹푹 삶아 내셔서 김이 모락 모락 나던 소여물을 배 터지게 주시고는 그윽한 사랑의 눈으로 지켜 보시던 아버지, 지금은 그 아버지가 계시지 않지만 더욱 그립고 많이 생각납니다.

묵경선생은 어쩜 그런 그리움이 쌓여서 "소와 민들레"라는 매체를 통하여 나름 한국화의 한계를 넘어보려고 붓을 든지도 모름니다. 저런 소그림을 그려 주셔서 감사합니다.

여물을 맛있게 먹고 있는 송아지, 우람한 황소가 되가는 그림을 그리는 애정 어린 심정으로 다하지 못한 효도지만 자식에 대한 사랑을 겉으론 절대로 표현 하지 않으시던 그 아버지를 그려봅니다. 옛날 그 젊은이도 지금은 손주손녀를 셋이나 둔 할아버지가 되었으니 이제 그 아버지는 증조 할아버지가 되셨군요.

아버지! 이 나이에 왜그리 보고 싶은겁니까? 사랑합니다~~

출처[포털아트 - 흙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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