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보기

어느 날 이 화가는 더위에 지쳐 나무그늘에 쉬고 있었을 것이다.

어쩌면 삶에도 지쳤을지도 모르겠다.

목이 말랐을지도 모른다.

햇살이 찬란한 하늘을 올려다보는 시각이 그 시선이 그렇다.

굳이 나무둥치를 찬찬이 살피고 둥치를 곰곰이 타고 올라가서 온갖 잘잘한 가지들조차 놓지 못하고 시선은 자꾸만 자꾸만

자기도 모르게 위로위로 향하게 되었을 것이다.

그리고 잎과 하늘이 만나는 경계를 발견하는 순간 자기도 모르게 짧은 탄성을 질렀을 것이다.

밝은 햇살이 쏟아지는 빛의 마법에 머리가 어질어질해졌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미 익숙해져있던 나무라는 오브제의 형상들과도 강렬하면서도 영원한 이별을 경험하게 되었을 것이다.

그리고 작가가 발견한 새로운 세계는 하늘 보기라는 이름으로 우리 앞에 수줍게 드러난다.

새로운 하늘은 이미 좀 전의 그 하늘이 아니다.

하늘은 나무와 일체로 원피스 옷감과 같이 염직의 패턴과 같이 여성스러운 상상의 세계에서 저절로 단순해지고 이파리들은 가지에서 떨어져 물위에 뜬 나뭇잎처럼 ,그러나 질서있게 허공을 떠다니고 있다.

이때 중력은 더 이상 땅으로 향하고 있지 않고, 그렇다고 하늘로 떠오르는 것도 아니다.

중력의 완벽한 평형상태, 이것이 바로 이 작가가 하늘을 보는 방법이다.

Posted by 포털아트